“2027년 착공 장밋빛 구상?”...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토양 정화·한미 협정 복병에 흔들

김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1 20:01:20
  • -
  • +
  • 인쇄
ㆍ국방부 정화 사업 63%가 3년 이상 소요… 부지 전수 조사도 미실시

ㆍ한미 포괄협정 2년째 표류 중… 2029년 1차 완공 추진 ‘일정 차질’ 우려

ㆍ김옥수 전 서구의원 “평탄화 마친 탄약고 예정지 63만 평 우선 개발해야” 대안 제시

▲광주공항 전경(사진 = 뉴스1)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2027년 첫 삽을 뜨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으나, 토양 오염 정화와 외교적 절차 등 구조적 걸림돌이 겹치면서 일정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윤한홍 의원실이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이 수행한 국방부 위탁 토양정화사업 19건 중 12건(63%)이 완료까지 3년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정화 기간만 약 3년 3개월에 달하며, 7건은 4년을 넘겼다.

군공항 부지는 수십 년간 사용된 항공유 저장탱크와 급유시설의 영향으로 오염물질이 지표면 깊숙이 스며드는 특성이 있다. 과거 인천 부영공원(6년)이나 캠프 마켓 B구역(5년 9개월) 사례처럼 군 부지 정화는 단기간에 끝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통설이다. 실제로 광주 군공항 내 일부 오염 부지는 5년째 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더욱이 전체 부지에 대한 정밀 토양환경평가는 시작조차 되지 않아, 향후 추가 오염이 확인될 경우 사업 기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외교적 절차 역시 큰 변수다. 부지 내 미군 전용 및 한미 공동 사용 시설이 혼재되어 있어 부지 반환을 위한 한미 간 포괄협정이 필수적이다. 양국 실무진이 2024년 10월 가서명을 마쳤으나 자국 법제에 맞춘 문구 수정 작업이 거듭되며 정식 체결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당초 2033년까지로 예정됐던 미군 시설 이전 스케줄을 2029년 1차 완공(Fab 1기) 목표로 4년이나 앞당기면서, 대체시설 건설과 미군 철수 등 모든 절차를 단기간에 압축 수행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김옥수 전 의원(사진=김옥수 전 의원 제공)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사회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옥수 전 서구의원은 최근 기고를 통해 "군공항 이전 과정에서 발생할 변수를 고려할 때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며 사업 방식을 단계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김 전 의원은 군공항 관련 부지를 ▲현재 활주로 및 군사시설(180만 평) ▲탄약고 예정지(63만 평) ▲마륵동 공군 탄약고(60만 평) 등 3개 구역으로 구분하고, 이미 평탄화 작업이 완료되고 제약 요소가 적은 탄약고 예정지 63만 평에 우선적으로 2개의 반도체 팹(Fab) 건설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군공항 이전 진행 상황에 맞춰 기존 부지(180만 평)에 추가로 2개 팹을 지어 대통령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군용기 임시 이전론(경남 사천·전북 군산)'에 대해서는 지자체 수용성과 미군의 동의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차원의 재원(약 11조 5,000억 원) 조성을 위한 국회의 조속한 법 개정과 지역 전문가 자문단 구성을 촉구했다.

 

윤한홍 의원 역시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장밋빛 계획만 앞세울 경우 반도체 산업이 정치적 제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2027년 착공 여부는 향후 진행될 토양환경평가 결과와 한미 포괄협정의 최종 타결 시점, 그리고 현실적인 개발 대안 수용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kjpdj@naver.com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