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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2시쯤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 조문객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23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향소 현장에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나와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이날 분향소 설치는 정오 전에 마무리 될 예정이었으나 비가 오는 등의 이유로 오후 1시 40분경까지 미뤄졌다.
서울시는 오후 1시 50분쯤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1000여명이 넘는 조문객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조문객들은 20명 단위로 분향소 앞에 나아가 묵념과 헌화를 했다. 조문을 마친 이들 대부분은 방명록을 적은 뒤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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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에 설치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 비치된 방명록 모습.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분향소를 찾아 최초로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강대성(65)씨는 충북 옥천이 고향으로 남양주시에 거주한다.
강씨는 22일 오전 6시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오전 8시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을 가리켜 "사나이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가장 기억나는 업적은 민주화 투쟁이다. 그 전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분향소에 들리기 전에 명동성당에서 김 전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고 전했다.
서울시청 앞 분향소의 상주 역할은 사단법인 민주화추진협의회(이하 민추협) 회원 9명이 맡았다.
민추협은 1984년 5월 김영삼계와 김대중계의 야권 인사들이 주축이 돼 발족한 재야 정치단체다.
김삼열(63) 민추협 정보조사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독재에 반대해 일어난 부마사건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인사다.
김 위원장은 "김영삼 대통령은 따뜻한 사람으로 상하 가리지 않고 접근할 수 있었다"며 "김 대통령으로부터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 '정직하게 잘 해라, 욕 먹지 않게'였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민추협 회원 60여명은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듣고 지난 13일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고 서거 전날인 21일 저녁 8시쯤 전화를 통해 '안 좋다'는 귀띔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쯤 박원순 서울시장은 류경기 행정1부시장, 이제원 행정2부시장, 임종석 정무부시장과 함께 분향소에 들려 애도를 표했다.
박 시장은 조문을 마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를 한 단계 더 높은 민주화와 통합으로 이끈 위대한 업적의 대통령"이라며 "많은 서울 시민들이 추모를 할 수 있도록 빈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 박래학 서울시의회의장도 이날 분향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이 1995년 지방자치를 실시해 지방분권화의 발판을 만든 인물"이라며 "그 분의 얼을 따라 잘하겠다"고 말했다.
목동에 있는 사위집에 잠시 머물고 있다는 시민 김대균(74)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 민주화를 튼튼히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일제 잔재를 없애기 위해 일본 총독부 건물을 제거하고 금융 부정을 막기 위한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또 우리 역사의 아픈 상처인 5·18 광주 운동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조문객 가운데 외국인 여성도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윌마 마루체리(66)씨는 "한국 역사를 잘 모르지만 뉴스를 보고 웹을 검색하니 그가 한국 정치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걸 알았다"며 애도를 전했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오는 26일 자정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24시간 시민들이 분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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