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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자진출두하기 위해 피신처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나서며 경찰의 체포영장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10일 오전 은신 중이던 조계사에서 경찰에 자진출석했다.
이에 따라 한 위원장이 지난달 16일 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은신하면서 시작된 '관음전 상황'은 24일만에 큰 불상사없이 마무리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은신하던 조계사 관음전에서 나와 대웅전으로 들어가 부처님 상 앞에 절을 했다.
이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장소를 옮겨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 한 위원장 조계사에서의 '마지막' 기자회견…"노동개악 막아낼 것"
한 위원장은 자승 스님과 면담 후 조계사 일주문 밖을 나서기 전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총파업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벌들이 공식 요청한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 자유로운 해고, 노조무력화를 완수하기 위한 노동개악을 경제를 살리는 법이라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노동재앙, 국민대재앙을 불러올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2천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들이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 귀족노동자 조직이라고 한다"며 "민주노총이 귀족노동자 조직에 불과하다면 왜 비정규직 악법을 막기 위해 온갖 피해를 감수하며 총궐기 총파업을 하는지 물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정치권에도 요구하는 말을 남겼다.
한 위원장은 "야당 원내대표가 수차례 당론이라 밝히고 있지만 국민은 여전히 당신들의 입장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법안 처리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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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진퇴거를 결정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을 나와 자승 총무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 체포영장 집행…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된 한 위원장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조계사 밖으로 나와 오전 11시 18분쯤 경찰이 준비해 둔 호송버스를 탔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서울남대문경찰서로 이송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5건의 주요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일반교통방해·해산명령불응·주최자준수사항위반·특수공무집행방해·금지장소위반 등이다.
또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집합해 폭행·협박 또는 손괴 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이 한 위원장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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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이 집행된 한 위원장에 대한 조사는 48시간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
경찰은 한 위원장 혐의를 조사한 후 11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받은 검찰은 법원에 구속영장 청구를 한다. 법원은 구속영장 심사를 마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 6월 23일 한 위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한 위원장은 4월에 열린 세월호 1주기 추모 집회와 5월 1일 노동절 집회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를 받아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출석요구를 받았다.
경찰에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한 위원장에 대해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이 이번에 한 위원장에 대해 집행한 체포영장은 당시 발부받은 체포영장이다.
법원은 지난 11월 한 위원장에 대한 구금용 구속영장도 발부한 바 있다.
법원은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한 위원장이 재판에 나타나지 않자 10월 14일 구인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발부한 구인장을 구금용 구속영장으로 바꿔 다시 발부했다.
당시 발부된 구속영장은 경찰이 이번에 신청하게 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번 조사를 통해 추가된 혐의와 병합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위원장의 호송을 앞두고 남대문경찰서에는 5개 중대 400~450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한 위원장은 현재 남대문경찰서 구치소에 입감된 상태다.
경찰은 당초 9일 오후 4시 이후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강수를 뒀지만 조계종 측이 한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입장을 밝힘에 따라 영장 집행일을 10일 낮 12시까지로 미룬 바 있다.
민주노총은 9일 밤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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