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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예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최후통첩 시각이 다가오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단이 지현 조계사 주지스님과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의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경찰이 최후통첩한 9일 오후 4시가 다가오면서 조계사에서는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과 "내쫓아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의 신변을 보호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민변 측은 "한상균 위원장은 개인의 지위에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 몰래 조계사로 숨어든 범죄자가 아니다"며 "2천만 노동자의 대표로서 세월호 유족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으로 인해 수사기관의 소환을 받게 되어 노동법 개정 공방 국면에서 일정기간동안 활동을 보장 받기 위해 자신의 몸을 조계사에 의탁한 노조 대표자"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노동자들이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을 단 노동재앙이 밀려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이런 때에 조계사와 한국불교가 품어주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너무 매몰차고 불균형한 사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찰에게도 호소했다.
민변은 "경찰의 법 집행이 형식적 정당성은 몰라도 실질적 정당성은 갖추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또 "대통령은 여당의 대표와 원내대표를 불러놓고 노동법 국회 통과를 재촉했다"며 "이런 때에 노동자들의 대표에 대해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하는 것이 민주주의 이념에 부합하는가"라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인들도 조계사가 한 위원장을 품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문화다양성포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등 문화예술 5개 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마자 한 여성이 "왜 데모를 하냐", "왜 때려부수고 그러냐" 등이라며 난동을 피워 곧바로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화예술인 20여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 위원장 자진출두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중단과 폭력진압 진상규명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화예술인들은 "박근혜 협박정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노동자 대표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국민들이 두려운지 보수언론을 통해 노동자의 대표를 남의 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파렴치범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협박정치가 우리 사회의 모든 눈과 귀를 조계사는 언제 노동자 대표를 버릴 것인가 혹은 노동자 대표는 언제까지 조계사에서 버틸 것인가에 주목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조계사 경내에서도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오후 2시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대형 스피커와 마이크를 들고와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한상균 잘한 것이 무엇이 있다고 거기에 있는가"라며 "왜 중들이 정치판에 끼어들고 중재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도증을 보여주며 자신을 조계사 신도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경찰이 성스러운 경내에 들어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이 한 위원장에게 '최후통첩'한 9일 오후 4시가 다가오면서 한 위원장이 은신해있는 관음전 주변에는 한 위원장의 자진출석 가능성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오후 2시쯤에는 조계사 관음전에서 나오는 경찰 관계자들을 보고 한 위원장으로 착각해 취재진과 조계사 주변에 있던 사람들 100여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2시 30분쯤 200여명의 경찰병력을 관음전으로 들어가는 내부 양쪽과 관음전 1층 문 앞에 배치했다.
또 여전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조계사 정문과 후문에도 경찰을 배치하고 감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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