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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한상균 위원장의 기자회견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7일 조계사에서 계속 은신할 뜻을 밝혀 한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놓고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조계사 관음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서 일단 노동개악법이 처리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조계사에) 머물겠다"는 한상균 위원장의 뜻이 담긴 회견문을 밝혔다.
이날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 신하원 정보경제연맹 위원장, 이윤경 사무금융연맹위원장 등이 한 위원장의 의견을 대신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회견문에서 “노동개악을 막아야 하는 소명을 저버릴 수 없다”며 조계사에 은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천만 노동자의 소명을 차마 저버릴 수 없다"며 "벼랑 끝에 몰려 있는 2천만 노동자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생명의 끈에 매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동개악은 민주노총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집 걸러 한 명씩 비정규직이 있는 국민 모두의 문제”라며 “2천만 불자들도 대부분 노동자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노동개악이 중단될 경우 화쟁위 도법 스님과 함께 출두할 것"이라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경찰에게도 병력을 철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신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청정도량이 될 수 있도록 조계사 내외 경찰병력의 철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조계종과 조계사에 감사의 말을 빼놓지 않고 전했다.
그는 "2천만 노동자를 내치지 않은 조계종과 조계사 그리고 신도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의 이같은 의견은 조계종 화쟁위 측, 조계사 신도회 측 등과는 아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화쟁위와 이야기가 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화쟁위와 이야기가 된 것은 아니다. 한 위원장의 심정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신도회 측과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계사 신도회 측은 이같은 한 위원장의 입장 표명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계사 신도회 관계자는 "약속을 지키라고 했는데 유감스럽다"며 "신도에게 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약속인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계사 신도회 임원회의가 오늘 열릴 예정인가”라는 질문에는 “오늘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한 위원장의 도주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병력 500여명을 조계사 인근에 투입하는 등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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