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경찰 투입은 한국불교 짓밟겠다는 것"

이영진 기자 / 기사승인 : 2015-12-09 10: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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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스님 기자회견…"한상균 위원장에도 거취문제 결정 촉구"
△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일감 스님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한 경찰 공권력 투입과 관련, 조계종의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조계종은 9일 "경찰병력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조계종은 또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거취문제를 신속히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실장인 일감 스님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안에 위치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불교조계종은 법 집행을 명분으로 경찰병력이 조계사를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 주시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감 스님은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단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 개인을 강제구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또 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일감 스님은 또 "만일 우리의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찰병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일감 스님은 특히 "80만 조합원의 대표로서 한상균 위원장이 겪고 있을 심적 부담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며 "공권력 투입이라는 폭력의 악순환이 발생되지 않도록 신속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감 스님은 또 "조계사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 이후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비판과 비난을 감내해왔다"며 "이 순간에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강신명 경찰청장은 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상균 위원장은) 8일 오후 4시부터 24시간 내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순순히 응할 것을 마지막으로 통보한다"며 "통보된 기한 내에 자진출석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위원장이 수차례 조직적인 불법 폭력행위를 주도한 후 종교시설로 도피한 채 계속적인 불법행위를 선동하고 있는 것은 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 24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사고 추모 집회’에 참석해 시청광장까지 행진하다 사전신고한 경로를 벗어나고 교통흐름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한 한 위원장은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지난달 16일부터 24일째 조계사 관음전에 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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