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소송보다 최악의 합의가 조합원의 재산을 지키는 길
-타산지석의 성수동 사례-
소송이 소송을 낳고 분담금 예측치 통제 불능 상태에서 "누가 이기든 사업이 무너지면 모두가 파산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 손을 맞잡고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로, 대한민국 정비사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패스트트랙을 이룬 성수동의 교훈...
대한민국 정비사업 역사에서 대형 사업지치고 내부 분쟁에 따른 일정 지연을 겪지 않은 곳은 드물다. 사업비 3조 6,000억 원 규모의 대형 현장인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3구역 역시 최근 임원 직위해제 발의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가 꼬리를 물며 사업 일정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분쟁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주요 명분은 ‘조합 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조합원 재산권 보호’다. 그러나 본보 취재팀이 제3의 객관적 관점에서 정비사업의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 절차적 견제를 목적으로 시작된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결과적으로 대다수 일반 조합원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모순적 구조가 확인되었다.
■ "소송과 해임 발의는 법이 보장한 정당한 견제 수단 그러나..."
집행부의 정책이나 의사결정에 반대하여 목소리를 내는 주체들의 논리에는 분명한 법적 근거가 존재한다. 이들은 "조합 집행부의 독단적인 운영이나 불투명한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은 법원 가처분 신청이나 해임 총회뿐"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보장하는 이러한 절차들은 소수 조합원의 권리를 구제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거대한 조합 비리나 잘못된 계약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정당한 안전장치라는 취지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사업이라면 잠시 일정을 멈추더라도 바로잡는 것이 장기적으로 전체 조합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이 반론은 일견 타당성을 가진다.
■ 구조의 분석: 견제를 넘어 갈등의 증폭으로 사업 장기화의 피해!
문제는 이러한 법적 견제 장치가 상호 합의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수렴되지 못하고 장기 소송전으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집행부 해임과 가처분 소송이 반복되는 현장의 종착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분쟁이 장기화되어 기존 집행부가 무력화되면, 후속 절차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공사 계약 조건 재검토, 설계 및 업체 변경 등이 필연적으로 대두된다.
다시 말해 분쟁을 넘어 소송전으로 비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업체 교체 및 계약 변경과 도급계약 재협상이 따르고 사업 전반의 원가 구조를 흔드는 요인이 된다.
■ 실증적 피해: 견제의 장기화가 초래하는 대다수 주민의 비용 부담
법리적 정당성이나 명분과 관계없이, 장기 분쟁이 가져오는 실증적 결과는 ‘사업 일정의 마비’와 ‘매몰비용의 급증’이라는 피해로 귀결된다.
취재팀이 만난 한 전문가A씨는 사업이 1년 지연될 때마다 구역 전체가 부담해야 할 금융 및 이자 비용과 누적된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 요구액은 천문학적인 단위로 불어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분쟁의 장기화를 주도하는 행위들이 대다수 선량한 일반 조합원들에게는 조합원 개인당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에 이르는 추가 분담금 인상이라는 실질적 피해로 돌아오는 구조다.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행동이 오히려 대다수 주민의 재산을 갉아먹는 피해의 결과를 낳는 셈이다.

■제도적 개선:
잘못된 관행을 견제하겠다는 정당한 목적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 수단과 방식이 사업을 장기간 표류시키고 주민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갈등유발과 소송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갈등을 넘고 재산을 키워낸 성수동
여기서 조합원들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모범 사례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다. 성수동 역시 찬·반 양론과 파벌 간의 첨예한 법적 공방으로 인해 수년 동안 사업이 완전히 마비되는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소송이 소송을 낳고 분담금 예측치 마저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자, 주민들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누가 이기든 사업이 무너지면 모두가 파산 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적인 소송을 전격 취하하며 상생 통합 총회를 이뤄낸 것이다.
당시 성수동 주민들이 택한 것은 특정 파벌의 승리가 아닌 ‘속도와 합의’라는 실리였다. 갈등의 고리를 끊어내고 정상 궤도에 진입한 성수동은 현재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라는 미래 가치를 선점하며 대한민국 정비사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패스트트랙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반면, 끝까지 법정 공방을 고수하며 내부 분쟁을 이어간 인근의 일부 구역들은 결국 늘어난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해 조합원들이 현금청산자로 밀려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
성수동의 기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최선의 소송보다 최악의 합의가 조합원의 재산을 지키는 데 훨씬 유익하다는 사실이다.
확정판결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법 절차 뒤에 숨어 사업을 마비시키는 관행을 끝내야 한다. 그 대안으로 위변조 가능성이 없는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투표'와 '실시간 사전정산 시스템'을 도입한 의사결정과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분쟁을 장기화하는 것은 상생이 아닌 자멸이다. 감정의 칼을 거두고 숫자의 진실 앞에 서는 것, 그것이 주민들의 실질적 피해를 줄이고 대한민국 재개발 문화를 건강하게 개선하는 유일한 길이다. (2부에서 계속)
공동취재: 전국기자협회, 세계타임즈, 한국도시정비신문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