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 "이제 4월은 내게 지난 날의 4월이 아니다"

이영남 기자 / 기사승인 : 2016-04-16 16: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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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대학생 대회
"세월호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대학생이 앞장서자"
△ 16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전국 각 대학 학생회·학생모임이 주축이 되어 '4.16 세월호참사 2주기 전국대학생 대회'를 열었다.

[부자동네타임즈 이영남 기자]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공교롭게도 비가 내렸고 16학번 새내기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16일 오후 3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는 '4.16 세월호참사 2주기 전국대학생 대회'가 열렸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학생 모임들이 속속 마로니에 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하신 하나님…."
공원 한편에서 기도소리가 들려왔다.

출애굽기 3장 7-9절을 인용해 기도한 한신대학교 해방신학회 경덕환(23) 신학회장은 "세월호 참사는 사람보다 돈이, 진실보다 일부의 명예가 우선돼 일어난 비극"이라며 "이는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 것이라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성공회대 총학생회도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전모임을 진행했다.

성공회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김민정(24)씨는 "세월호처럼 기울어가는 사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행동하자"며 "참사 2년 후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함께하고 행동하는 대학생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대학생대회는 오후 3시부터 참사를 겪은 단원고 학생과 동갑인 학생들이 단상 위로 올라와 발언하며 시작됐다.

올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김수진(20·여)씨는 "따뜻한 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는 말로 운을 뗐다.

김씨는 "소중한 꿈과 함께 수학여행을 떠난 친구들은 사라졌고 나는 친구들의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이어 "앞으로 가만히 앉아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기적을 바라지 않고 기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도 발언에 나섰다.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1반에 재학중이었던 박선빈 양의 언니 박가영씨는 발언 내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중교통을 타는 것 조차 힘들었다는 박씨는 "당시 미국에 유학중이어서 친구를 통해 사고를 알았다. 팽목항에 도착하자 나를 기다리는 것은 고국이 아닌 아비규환"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언론과 정부, 고인에 대한 폄하를 들어가며 지금까지 싸우고 있다"며
"더 이상 아파만 할 수 없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자리에 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회에 모인 대학생들에게 "지치지 않고 여기 모인 대학생들이 새로운 바람이 되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극을 보러 왔다가 우연한 기회에 대회를 보게 됐다는 구모(38·여)씨는 "대학생 한명 한명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애초에 정부에서 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비오는 날 학생들이 이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날 집회는 세월호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대학생이 앞장서자"는 구호를 마지막으로 오후 4시 30분에 끝났다.

이후 집회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서울 광화문 광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행진 대회로 바뀌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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