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관련 이야기는 전 세대에 걸쳐 하지 말아야
'예뻐졌다'는 말과 함께 도움 되는 조언 등 원해
곤란한 질문에 날카롭게 반응 말고 관심 표현이라 받아들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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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손으로 차례상 차려요 <사진제공=농협유통> |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진 기자] 1 대기업 4년차 직장인 송모(30)씨는 이번 설 연휴를 손꼽아 기다렸다.
송씨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일본 오사카를 여행할 계획이다. 송씨는 "설 연휴 동안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송씨가 친척들과 만남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친척들을 만나면 때로 대답하기 불편한 질문을 받아 곤란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송씨가 친척들로부터 듣고 싶지 않은 질문은 '연봉'과 관련된 것이다.
송씨는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연봉'과 관련된 질문은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연봉을 밝히면 친척에 따라 '생각보다 많지 않네'라던가 '생각보다 많이 받는데 좀 써라' 등 반응이 있는데 어느 쪽도 달갑지 않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김모(19)양도 이번 설 연휴에 친척들을 만나지 않을 생각이다.
김양은 "친척들과 만나면 빠지지 않고 '학업'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며 "이제 고3이 되는데 여간 부담이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양은 "콕 찝어 물어보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물어봐야 하나 싶다"며 "오랜만에 만나 할 말이 없어 물어보는 것인가 싶다"고 스스로 분석을 내놨다.
'즐거운' 설 연휴가 시작된다.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즐거워야 할' 설 연휴가 '한 겨울밤의 악몽'이 될 수 있다. 별 뜻 없이 던지는 질문들이 '돌'이 돼 상대방의 가슴에 '아픈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설 연휴 '돌' 같은 질문만 피하면 모두가 즐거운 설 연휴를 보낼 수 있다.
10대 친척을 뒀다면 학업과 관련된 질문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학업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눈치 없는 친척 어른'이 될 수 있다.
고등학생이 되는 김모(17)양은 "지금까지는 학업과 관련된 질문을 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에 학업 관련 질문이 나올 것 같다"며 "내가 공부를 잘하면 부모님이 자랑했을 텐데 그렇지 않으면 '알아서' 물어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20대는 '취업'과 관련된 질문을 듣고 싶지 않다고 꼽았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주영(22·여)씨는 친척들로부터 "이제 곧 졸업인데 뭐하고 있니"라는 질문을 듣고 숨이 막혔다고 전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박모(27)씨도 "대학원 공부를 그만하고 취직해라"는 친척 어른의 말을 듣고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30대는 '연봉'과 '결혼'에 관한 질문에 부담을 느꼈다. 특히 남성은 '연봉' 관련 질문에 곤란함을 느꼈고 여성은 '결혼'과 관련된 질문에 민감했다.
IT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승래(31)씨는 "'얼마 버냐'고 물어볼 때가 싫다"며 "연봉을 왜 궁금해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적당히 번다'며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30대 남성들은 비슷한 나이대 사촌 형제들이 있는 경우 연봉에 관한 질문에 더욱 민감했다.
직장인 권모(30·여)씨는 '결혼'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자리를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씨는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은 즐겁다"면서도 "간혹 남자친구나 결혼계획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부담된다"고 전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아들을 두고 있는 40대 여성 엄모씨는 설 연휴 간 친척들을 만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자녀의 대학 진학 관련 질문이 나올까 전전긍긍이다.
엄씨는 "아들이 좋은 대학을 갔든 원하지 않은 대학을 갔든 상관없이 자녀의 대학 진학 관련 질문은 곤란하다"며 "이른바 명문대에 갔으면 자랑하는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더 대답하기 싫은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결혼에 관한 질문이 달갑지 않은 것은 50대와 60대도 마찬가지였다.
20대와 30대 아들을 두고 있는 60대 김모씨는 "'애들 결혼은 언제하냐'는 질문이 듣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 결혼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질문을 받으면 꼭 빨리 결혼을 시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50대와 60대 여자는 '친정'·'남편건강'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슬며시 눈치를 보게 된다고 전했다.
50대 오모(여)씨는 "시어머니가 '친정 언제가니?'라고 묻는 것이 싫다"며 "꼭 가지 말라는 것처럼 들려 눈치 보게 된다"고 전했다.
60대 이모(여)씨는 "시댁에서 '남편 살이 빠졌다'는 말을 들으면 괜히 찔린다"며 "듣기 불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전 세대에 걸쳐 '외모'과 관련된 질문은 금지다.
특히 10대부터 60대 여성들 모두 "살쪘다"라는 말에 상처받는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정모(24·여)씨는 "결혼, 취업에 대한 질문도 듣고 싶지 않지만 외모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살쪘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전 세대에 걸쳐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예뻐졌다"였다.
20대와 30대는 조언과 덕담, 칭찬과 위로 등이 되는 말을 나누고 싶어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임모(28)씨는 "'취업은 했니'라는 말보다 '요즘 취업 안돼서 힘든 거 안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며 "인생 선배로서 취업에 성공하거나 꿈을 이루기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박모(31)씨도 "사회초년생으로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간혹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친척 어른들이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명진 다움상담코칭센터 대표는 "질문을 던지거나 이야기를 꺼낼 때 말투를 다듬어 편안하게 안부를 묻는 것이 좋다"며 "듣는 사람 입장에서 관심에 대한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의 말 등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오랜만에 친척들이 모여 있으면 무신경하게 던져지는 곤란한 질문이나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다고 날카롭게 반응하지 말고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속적으로 곤란한 질문과 이야기가 계속될 경우에는 자신에게 주는 관심에 감사함을 표현하면서 완곡하게 불편함을 표현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설 명절을 열흘여 앞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설 차례상 차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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