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 예고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6-01-26 07: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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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현대상선 이슈 '시끌'…포스코 지난해 사상 첫 적자예상 충격도
신평사들, 올해 신용등급 하락 우위 예고
경기 하방 리스크 커져…은행 대출태도지수도 악화
△ [그래픽]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중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국제유가는 산유국 감산 실패와 셰일가스 본격 생산까지 겹쳐 끝 모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로 국내 주식시장 등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이로 인한 원화 약세는 달러를 제외한 각국 통화의 동반 약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등급 하향 우세를 예상하고 있고 은행들은 더 보수적인 여신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는 이에 따라 25일 올해도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미 현대상선이 주채권은행과 주무 장관의 발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현대상선은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인 한편, 이달 내로 자구안을 놓고 채권단과 험난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일부는 지난해 구조조정 규모를 훨씬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해 대기업 정기·수시 신용위험평가에서 54개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36개, 2013년 40개, 2014년 34개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건설·철강·전자·조선 등 장기간 업황 부진에 시달린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지난해 신평사별로 신용등급 하향 기업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반대로 등급 상향 기업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적었다.


문제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주요 신평사들이 올해도 주요 업종의 경영 여건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건설과 철강, 조선 업종은 올해도 등급 하향 우세를 보일 전망이다.

건설업의 경우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세를 보이겠지만 'BBB' 등급 이하로는 개선 폭이 미미해 그동안 확대된 재무부담을 떨쳐내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첫 적자가 예상되는 철강업도 올해 공급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고 조선 3사가 대규모 적자를 보인 것처럼 조선업도 저가수주 영향으로 저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진단됐다.

그밖에 해운과 민자발전, 소매유통, 디스플레이, 정유, 은행, 증권, 신용카드 등은 실적 부진이나 등급 하향 가능성 큰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도 연초 상황을 반영하는 못한 예상이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세를 나타냈고 국제유가 배럴당 30달러선을 하향 돌파했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고 원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원화 약세는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달러화를 제외한 동반 약세인데다 약세 원인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수출에 우호적일 수 없다.


경제 여건이 이렇다보니 은행들도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한국은행이 172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지난해 4분기보다 8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2008년 4분기 이후 7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결국,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크레디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예상치가 나온 지난해 연말보다 글로벌 경기가 더 좋지 못하다"며 "각국의 경기 부양책 약발이 점점 효과가 없어져 딱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 감당할 수준 이상의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관계자는 "직접적인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아니지만 포스코가 사업 재편을 하면서 여타 계열사들의 등급이 떨어지듯이 주요 업종의 대표 기업의 장기간 실적 부진도 구조조정 수요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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