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제조·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잇츠스킨' 올해는 완생(完生)될까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6-01-26 07:55:13
  • -
  • +
  • 인쇄
창업주들의 갈등으로 갈라진 한국화장품·한불화장품
한불화장품 고(故)임광정 회장 일가가 한국화장품보다 뚜렷한 성장
'잇츠스킨' 일감몰아주기 탈피해 주가 할인요소 제거해야
△ 한국화장품.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올해는 국내 화장품기업 1세대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을까. 화장품 1세대 중견기업을 대표하는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은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한국화장품은 한국화장품제조를 통해 중국 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의 강자로 나섰고, 한불화장품은 달팽이크림으로 자신보다 덩치가 커진 유통자회사 잇츠스킨을 최근 상장시켰다.

‘제조와 유통의 분리’라는 산업 변화에 뒤늦게 뛰어들어 쫓아가기 급급했던 두 회사가 이제는 실적개선과 상장을 통해 넉넉해진 자금으로 공격적인 행보에 들어가고 있다. 반쪽짜리 성공을 ‘완생’의 주가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두 기업의 행보가 주목된다.

◆ ‘한국화장품·한불화장품’, 형제기업인 동시에 경쟁기업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은 방문판매시스템을 도입해 제조와 유통을 접목시키며 성장한 1세대 화장품업체다. 한국화장품은 고(故) 임광정 전회장과 김남용 전회장의 공동창업으로 지난 62년 설립됐고 동업자에서 사돈관계로 이어지며 국내 화장품업계를 태평양과 함께 이끌었다. 80년대 중반 이후 두 창업주간의 갈등으로 고(故) 임광정 전 회장은 장남 임충헌 현(現) 한국화장품 회장을 제외한 형제들과 함께 한불화장품을 설립해 경쟁 구도로 발전했다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 한국화장품은 고(故)김남용 일가, 한불화장품은 고(故)임광정 일가 체제로

2000년대에 들어서며 미샤, 더페이스샵 등 제조를 분리한 화장품 유통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며 위기를 맞은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은 화장품 1세대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자신들도 유통과 제조를 분리해나가는 작업에 착수한다. 한국화장품은 한국화장품제조와 한국화장품으로, 한불화장품은 한불화장품과 잇츠스킨으로 각각 제조와 유통을 담당하게 된다.

가족 중심의 오너 경영은 그대로다.한국화장품은 고(故) 김남용 전회장 자녀이자 임충헌 회장의 처형인 김숙자 부회장의 지분이 임 회장과 비슷하며 한국화장품제조 역시 김 부회장 아들인 이용준 사장이 지난 2008년 취임했다. 김 회장 일가 중심의 4세 경영을 구축한 것이다. 한불화장품은 임병철 대표이사 회장을 중심으로 2세 경영을 지속해 나가며 최근 잇츠스킨을 상장시켰다.


◆ 남은 과제는 '더샘' 실적 턴어라운드-'잇츠스킨' 일감몰아주기 탈피한 유통채널 다양화

이제 두 회사가 해결하야 할 과제는 지난해의 반쪽짜리 성공을 완생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면 한불화장품이 우세하다. 한국화장품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더샘'이 이제야 돈 먹는 하마에서 간신히 탈피하고 있는 반면 한불화장품의 실적성장과 함께 유통사인 잇츠스킨은 모회사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화장품제조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의 중국시장 확대로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기업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유통채널의 실적 턴라운드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화장품은 명동에 산심매장을 오픈했다. 동시에 국내보다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 추자현씨를 화장품 모델로 발탁한 것도 중국 시장 공략에 좀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예상된다.

잇츠스킨은 상장 전부터 지적 받았던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인) 중심 유통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중국이 위생허가 없이 따이공을 통해 버는 국내 화장품업체 수익을 '공짜점심'으로 판단한 이상 현지 법인 설립과 매장 확보가 필요하다. 또 임병철 대표이사 회장의 부인 서옥천 대표가 운영하는 잇츠스킨의 독점적인 면세점 천우림은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버릴 수 없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의혹을 탈피해야 잇츠스킨 성장의 신뢰를 찾고 주가 할인요소 역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은 형제기업인 동시에 경쟁기업이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