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구조조정 정당성 인정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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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소 들어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 박삼구 회장이 올해 금호아시아나 그룹 재건을 위한 포부를 드러냈지만 연초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배임혐의, 노조와의 갈등 등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앞서 지난 5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 그룹 공익법인과 소속 회사들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박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박 회장은 채권단에 7228억 원을 납부하고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박 회장이 새로 설립한 그룹 지주사 ‘금호기업’이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금호기업의 총 출자금 2321억 원 중 박 회장 등의 직접 출자는 1301억원이다.
이 밖에 박 회장이 이사장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보통주 200억 원+우선주 200억 원)·죽호학원(우선주 150억 원) 등 그룹 공익법인과 이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케이에이(보통주 50억 원)·케이에프(보통주 20억 원)·케이아이(보통주 30억 원) 등이 총 650억 원(28%)을 출자했다.
금호기업은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붙여 주당 4만1213원을 지급했다. 현재 주가 1만3800원 보다 3배가량 비싸게 산 셈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 공익법인과 자회사들이 금호기업에 출자해 이처럼 높은 가격에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오직 박삼구 회장의 사익에 따른 고가 매입이기에 주식매입을 승인한 이사들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박삼구 회장과 나머지 공익법인과 자회사 이사들 가운데 여러명을 선정해 이달 중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항공이 내놓은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도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선구조조정, 조직슬림화, 항공기 업그레이드 등 전부문에 걸쳐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신규 채용을 축소하며, 희망휴직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는 등의 비용절감 방안도 내놓았다
박 회장 또한 4일 시무식을 앞두고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항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그동안 미진했던 필요한 구조조정을 제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지부는 이러한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지난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신철우 아시아나항공 지부장은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당장 공항서비스 등의 아웃소싱으로 인력재배치 대상이 되는 직원이 올해 6월에 120여명, 내년 8월까지 4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넘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잘못된 인수'로부터 비롯됐다. 인수전 200%대의 견실한 재무구조였던 회사가 인수후 600~700%로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또다시 차입금을 동원한 금호산업 재인수가 결정된 현재 90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는 성명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비용을 충당하느라 당기순손실이 날 수 밖에 없는 회사의 재무구조를 만든것이 누구인가? 경영진이 잘못된 경영으로 발목을 잡고 있을 때, 직원들은 반복되는 임금동결에도 불구하고 매해 탑승객기록을 갱신하고 매출액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회사에 묵묵히 기여해왔다"고 성토했다.
조합원들은 천막농성과 함께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와 김포공항 화물청사 앞에서 매일 출퇴근 시간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의 그룹재건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금호산업 인수와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절차가 남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이라는 명목으로 금호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 어려워 진 것은 오너의 이러한 선택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아시아나항공노조가 지난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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