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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CI로 만든 청주시 시기. |
[청주=부자동네타임즈 강영옥 기자] 지난 5∼6월 청주시의회 파행의 원인이었던 청주시 새 상징마크(CI) 문제가 계속 표류하고 있다.
시의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합의로 'CI 갈등'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CI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
청주시청 내부 자료에서는 이미 씨앗 모양의 새 CI가 사용되고 있지만, 버스승강장과 가로등 등 외부 시설물에는 여전히 청주의 명물인 플라타너스 가로숫길을 상징하는 옛 청주시 CI가 새겨져 있거나 붙어 있다.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인 행정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새 CI 조례도 이미 공포됐고, CI 교체 예산도 편성돼 있다.
그러나 시의회 공전 중에 나온 이승훈 시장의 새 CI 전면 사용 보류 선언으로 CI 교체 예산 6억여원은 낮잠을 자고 있다.
시의회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6월 23일 의회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 CI 조례 제정을 둘러싼 1개월간의 대립을 끝냈다.
합의안의 핵심 내용은 '새 CI와 관련해 집행부에 재검토를 권고하고, 그 결과를 시의회에 보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행부는 시의회 여야의 합의대로 새 CI를 적극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을까. 답은 '아니요'에 가깝다.
여야 의원들뿐 아니라 의회 사무국도 '집행부에 재검토를 권고'하는 합의안을 집행부에 전달한 적이 없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결국 합의안은 상임위원회가 부결시킨 새 CI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한 것이 정치적 부담스러웠던 새누리당과 시민 이익과는 무관한 이 문제를 다수당의 횡포라는 이유로 강경투쟁만 고집할 수 없던 새정치연합의 '출구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의사봉을 두드린 것은 아니지만, 여야가 상징적 장소인 본회의장에서 발표한 합의문이라는 점에서 공식 절차를 밟아 집행부에 재검토를 권고하지 않은 것은 직무 유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서야 집행부와 의회 사무국 실무 공무원들이 뒤늦게 CI 문제를 풀기 위해 논의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의원들은 다음 달 임시회에서는 새 CI를 인정하든 아니면 제3의 CI를 개발하든 좌표가 설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주장처럼 새 CI가 청주를 제대로 상징하지 못하는 졸작이라는 견해가 압도적이면 대체할 CI를 개발하도록 의회가 조례 개정에 나서면 된다.
반대로 이제는 눈에 익어 불편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으면 생명의 시작이자 창조적 가치의 원동력을 의미하는 씨앗을 상징화했다는 새 CI가 대내외에서 주목받도록 집행부와 의회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다음 달 14일 제11회 임시회 개회를 앞두고 시정대화를 통해 'CI 합의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앞서 시가 1억3천만원의 용역비를 들여 통합시 CI를 개발해 지난 4월 공개하자 "이전 CI보다 못하다" "여성 입술 모양 같다" "청주시를 상징하지 못한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새정치연합은 새 CI가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 없이 졸속 개발됐다고 문제 삼은 데 이어 기획경제위원회(현 재정경제위원회)가 부결한 새 CI 조례안을 새누리당이 부의 요구로 본회의에 상정, 지난 5월 22일 단독 처리하자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반발, 한달 간 시의회가 파행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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