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제 인생에 선생님이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이현진 기자 / 기사승인 : 2015-05-15 06: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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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신입생들 스승의 날 맞아 '손편지 쓰기'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진 기자] "박혜근 선생님, 제 인생에 선생님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저를 위해 같이 웃어주고 울어주신 선생님은 혜근 선생님밖에 없을 거예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희대 서울캠퍼스의 한 강의실.

'글쓰기 1' 수업을 듣는 10여명의 학생들이 미소 띤 표정으로 편지지에 은사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는 교수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이 은사에게 평소 전하지 못한 마음을 편지에 담는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는 서울캠퍼스에서 1학년을 상대로 한 13개 글쓰기 수업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용인 국제캠퍼스에선 독서와 토론 등으로 짜인 신입생 세미나에서 열렸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생들이어서 그런지 이들의 편지에는 은사에 대한 추억이 생생했다.

학생들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생님께 미처 건네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장난스럽게 편지지에 빼곡히 담았다.

관광학부 이서현씨는 "스승의 날을 맞아 편지를 쓴다고 했을 때 고교 1학년 담임이셨던 박혜근 선생님이 떠올랐다"며 ""편지를 쓰다 보니 선생님과 보냈던 소중한 시간이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전했다.

경영학과 정석현씨는 고교 3학년 담임이었던 최돈일 교사에게 쓴 편지에서 "개학날 선생님께서 항상 우리를 배려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에 감격했다"며 "12년간 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건 선생님이 처음"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강의를 진행한 차선일(38)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편지를 쓰기 전 학생들에게 "꼭 선생님이 아니어도 좋다"며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일부 학생들은 학원 선생님, 혹은 스승(?)처럼 여기는 친구에게 마음을 써내려 가기도 했다.

김주영(경영학과)씨는 같은 과 친구 하종성씨에게 "이 편지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내게 좋은 영향을 미친 스승 같은 존재에게 쓰는 것"이라며 "나를 아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나와 비슷한 사람을 사귀는 것인데, 너를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고 썼다.

차 교수는 "편지쓰기는 매년 수업 과정에 있었지만 직접 상대에게 부치기까지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는 편지를 본인과 상대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지나 학교 게시판에 올려 그 의미와 감동을 전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학생들이 작성한 186통의 편지를 모아 각 학생이 지정한 수신인들에게 부쳤다. 이후 쓰인 편지는 19일 일괄 발송된다.

경희대 관계자는 "편지 중에는 멀리 체코에 있는 은사에게 발송된 편지도 있다"며 "19일 2차 발송까지 마치면 대략 200여통의 편지가 그리운 스승의 품에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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