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타이어 상표권 갈등 불씨 '여전'…법적 분쟁 치닫나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7-11-28 17: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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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 열고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 완료에 따른 그룹 현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17.11.28.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포기를 선언했지만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이다.


  박 회장은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는 포기했다"며 "상표권 사용 문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단 상표권에 대한 박 회장의 모호한 입장 발표로 향후 채권단과의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은 지난 9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의 만남에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협조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산은 등 채권단 측에서는 박 회장이 상표권을 무상 양도하고 '금호' 관련 상표권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상태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박 회장이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의미일 뿐 무상으로 양도할 경우 박 회장이 배임에 해당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연간 매출액의 0.2%를 사용료로 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채권단 측에서는 상표권 사용 문제와 관련해 박 회장과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소송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이 끝난 뒤 매각 절차를 밟을 때 상표권 사용 문제로 매각이 불발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법적 분쟁으로 번질 경우 일단 박 회장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을 흡수 합병함에 따라 금호홀딩스-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고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그룹내 지배력을 한층 더 올렸기 때문이다.


  향후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의 체력을 키운 뒤 향후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예상도 여기에서 나온다.


  박 회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것보다 그룹 재건을 위해 향후 운수, 건설, 항공 분야에 대한 경영을 강화해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이날 발언 중 상표권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한 것은 향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인수에 대해서는 포기를 선언했지만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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