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이현재 기자]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많이 한 은행을 특별 점검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은행권의 대출 규모가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시중·지방·특수은행 등 16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은행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연말 가계대출 잔액 목표치(37조3000억원)를 웃돌았다.상대적으로 목표 달성률이 낮았던 신한·KB국민·우리·농협·KEB하나은행 등 시중 은행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거나 거의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급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상반기에 이미 연간 목표치의 76%까지 치솟았다.
시중은행은 상반기 가계대출 규모가 19조3000억원으로 연간 대출 목표치(26조3000억원)의 73.4%를 달성했다. 지방은행은 연간 목표치(4조원)의 75%인 3조원을 빌려줬고,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특수은행은 6조1000억원을 대출해 87.1%의 목표 도달률을 보였다.
특히 1개 시중은행과 2개 지방은행, 1개 특수은행은 6개월 만에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액이 크게 늘어 올해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목표치를 설정했다"며 "상반기에는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고 강남지역 재건축이 활황을 보이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조금 둔화했지만 이사철이 낀 이달부터 다시 대출 규모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에는 실적 시즌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측면이 있는데 10~11월에는 이사도 많이 해 대출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도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은행권에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증가한 이유를 각 금융사별로 분석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올해는 몇 달이 안 남았지만 내년계획을 세울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금리가 올라가고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지면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은행권에도 형성돼 있다"며 "몇몇 은행들은 이미 대출을 줄여나가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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