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산업은행 제식구 감싸기 자정능력 상실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6-09-08 09: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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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감독 미흡으로 인해 수조원의 부실을 키운 산업은행이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문책 요구 대상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대부분 경미한 견책에 그쳐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 행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8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사원 감사결과 문책 요구 대상자에 대한 인사처리 내역' 자료에 따르면, Δ대우조선과 관련해 회계 처리 적정성 및 경영평가 등 점검 소홀(5명) Δ경영관리단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2명) Δ자회사 저가 매각 의혹(1명) 등으로 감사원의 징계처분 요구를 받은 8명 중 대다수가 견책(4명)과 주의(3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1명은 감봉이었다.

대우조선과 관련해 징계처분 요구를 받은 5명 중에선 견책 2명, 주의 3명이었다. 당초 감사원은 견책을 받은 2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요구했다.

 

경영관리단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과 자회사 저가 매각 의혹 등에 대한 감사원 요구는 견책(2명)과 정직(1명)이었다.

 

일반적으로 징계규정에 따르면, 견책은 징계조치를 요구받을 경우 내리는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다. 통상 시말서를 받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실례로 대우조선해양의 업무 담당자로서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부실을 키우고,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 및 사후관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대우조선의 회계분식을 방조한 나모 팀장과 이모 실장에 대한 조치는 견책에 그쳤다.

 

아울러 출자전환 기업에 파견된 산업은행의 경영관리단이 업무추진비를 약정 금액을 초과해 사용하거나 유흥업소·골프장·주말 사용 등으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은 사례가 14개 회사 34명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인사 조치를 받은 것은 STX엔진 경영관리단 박모 단장, 오리엔탈정공 제모 단장 등 단 2명에 불과했다.

 

2명에 대한 인사조치는 견책으로 끝났으며, 그나마 제모 단장의 경우는 퇴사로 인해 제대로 인사 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코스모텍 자회사 매각 과정에서 부적정한 업무수행으로 정직 처분요구를 받은 옥모씨의 경우 표창감경을 이유로 6개월 감봉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채 의원은 "일련의 인사 조치를 보면 산업은행은 자회사에 대한 관리 능력만 없는 게 아니라 자정 능력마저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를 통해 관리능력·자정능력·반성 없는 산업은행의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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